나한테 관심 있는 거 같아. 나의 첫 짝사랑


짝사랑이 시작됐다. 


친구들과 학교 분수대에 앉아 대화하고 있을 때 A목소리가 들렸다. 분명 친구가 말하고 있는데 내 귀는 친구가 아닌 다른 쪽을 향해있었다. 목소리만 들렸을 뿐인데 갑자기 두근거렸다. 뭐지, 이게 뭐야? 배고파서 손이 떨리는 건가, 카페인을 과다 복용했나? 갑자기 찾아온 두근거림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지나가는 A를 보고 생각했다. 피곤해서 일거야. 내가 쟤를? 아닐 거야. 아니여야만 해. 


다음 날, 학교 수업에 늦어서 뛰어가고 있을 때 뒤에서 A가 다가왔다. "또 지각이냐?" 안 그래도 숨찬데 옆에서 말 시키니 걸리적거리면서도 5분만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걸이라 생각했다. 수업 내내 A 뒤통수만 봤다. 옆에 있던 친구랑 얘기하면서 웃고 있을 때 나도 따라 웃었고, 뒤에 있는 이성과 말하면 째려봤다. 그 모습을 보고 알았다. 믿고 싶지 않지만 A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평소에 신경은 쓰였지만 친한 친구여서 그러려니 했는데, 그게 짝사랑인 줄 몰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툭툭 건들며 놀았던 친구였는데. 하품할 때마다 나방 수천 마리가 들어갈 정도로 크게 하품하고, 다 늘어난 추리링 입고 학교 다녔던 얘라 씻고 다니라고 말하곤 했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 와중에 내 앞에서 이상한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는 A가 귀여워 보였다. 아 소름. "왜 저래"라고 말했지만, 새어 나오는 웃음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왜 혼자 웃고 있냐고 물었다. "그냥 이삭 먹을 생각에 좋아서" 



짝사랑이 이렇게 설레는 일이었나. 사소한 것에 의미 부여했고 지금쯤 뭐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러다 맥주 한 잔 하자는 말에 좋아서 침대를 방방 뛰며 옷장의 옷을 다 꺼내 패션쇼 했다. 볼터치 했지만 평소와 다르지 않은 척하며. 그렇게 철저하게 내 마음을 잘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날 붙잡고 말했다. "너 A 좋아하지?" 당황해서 아니라고 말도 안 된다고 소리쳤지만, 당황하는 내 표정이 너무 티 난다고 웃었다. 


"티 많이나?"


"응, 엄청"


A도 내가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봐 순간 걱정됐다. 아니다. 오히려 잘 된 걸지도 모른다. 갑자기 시작된 짝사랑에 설레기도 했지만, 학교에서 보이지 않으면 괜히 걱정됐고, A가 다른 친구들이랑 놀면 하루가 심심했다. 하루만 안 보여도 이러는데 방학하면 지금보다 더 보기 어려우니 뭐든 결론이 필요했다. 고백해야겠다 결심해도 A 앞에만 서면 말이 나오지 않았다. 거절당하면 창피해서 어떡해? 


"나 좋아해?"라고 장난치듯 묻는 것도, 도서관에서 밤새 공부하자는 말도, 추리닝이 아닌 잘 차려입은 모습을 볼 때마다 나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헷갈렸다. 답답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도 어려운데 내가 좋아하는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일은 더 어렵다고 하니. 우연이 인연이 되는 과정에서 기분 좋기도 하고 상처 받기도 한다. 그래서 짝사랑이 싫었다. 혼자 감정 커지고 혼자 상처 받으며 더 이상 좋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 마음이.


짝사랑이 싫었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좋다. 어설퍼서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참 순수했던 것 같다. 그땐 왜 그렇게 감정을 숨기려 했을까. 말 한마디도 내가 좋아하는 게 티 날까 수백 번 고민하고, 그의 행동에 설레어도 담담한 척 말했다. 티 내면 안 되는 미션을 수행하듯. 그렇게 해서 상대와 어긋나기도 하고, 때론 그 어설픔이 상대방에게 내 마음을 전달하기도 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리숙했지만 그 나이라서 가능한 순수함이었다. 일하느라 바빠서 언제가 마지막 짝사랑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아, 설레고 싶다.


*다음 편에 계속

2화 : [두려움 없이 설렘 하나로만 시작했던 첫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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