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한 가지에만 집중하고 싶다면?


5월 취미로 필름 카메라를 소개했다. 필름 카메라 덕분에 찍고 싶은 것에 집중하게 되고, 주변을 관찰하고, 사진으로 기억하고 싶은 것에 대한 애착도 생겼다. 필름 카메라 들고 동네를 산책했다. 평소에도 걷던 거리였는데 카메라를 들고 걸으니 좀 새로웠다. 찍고 싶은 걸 찍기 위한 뻔뻔함이 필요하다. 길 한복판에서 사진기를 들고 있을 줄도 알아야 하고, 자전거 타는 사람을 찍기 위한 기다림도 필요하다. 그래도 이 모든 과정을 즐겁게 해 주고 일상을 다르게 볼 수 있도록 돕는 게 취미가 아닐까 싶다.


지난 취미 : 취미를 추천해드립니다 1편 -필름 카메라 다시 읽기



취미를 추천해드립니다 2편 

6월 취미 [베틀]


 


이번 6월에 추천할 취미는 베틀이다. 베틀은 날실과 씨실을 엮어서 작물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직기이다. 삼베를 짜는 틀로 사용했고, 최근엔 컵받침이나 작은 모빌이나 브로치, 팔찌 등을 만들 수 있도록 미니로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다. 베틀 만드는 작업을 위빙이라 부른다. 필름 카메라에 취미가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옛 것에 관심 갖게 된 건가. 베틀을 검색하다 마음에 드는 브랜드를 찾았다. '삶을 짠다'의 슬로건을 지닌 루미니. 베틀 과정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일은
자기를 표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료를 선택하거나 물건을 만들 때 밀려오는 감정과
많은 생각이 완성품에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이죠.


친구들에게 베틀 샀다고 자랑했더니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옛날 옷 만들었을 때 사용하던 건데, 미니용으로 나와서 실로 컵받침도 만들 수 있어" 마치 베틀을 판매하러 온 사람처럼 말했다. 친구는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만 사용하는 거 아니냐며, 요즘에도 베틀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니 하며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하지만 요즘은 느림의 미학이 대세 아닌가. 베틀을 하다 보면 진짜로 그렇다. 어떤 걸 만들지 생각하고, 디자인을 참고하여 실의 색깔을 정하는 과정이 꽤나 즐겁다. 어떤 모양으로 완성될지 기대하고, 어떤 위빙으로 내 공간을 채울지도 기대된다. 



우선 루미니에 들어 있는 베틀을 소개하자면 첫 번째로 이 있다. 5mm 간격으로 37개의 칸이 위아래로 있고, 최대 18*23cm 크기의 작물을 만들 수 있는 네모 모형의 나무틀이다. 틀 위에 올려져 있는 잉아는 전통 베틀 잉아와 같은 원리로 날실을 교차시켜 작업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은 날실 사이를 오가면서 1줄씩 실을 풀어 작물을 짜는 도구이다. 바디는 씨실을 머리 빗듯이 빗어 내려 정돈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외 부자재로 자, 가위, 종이, 원단이 필요하다. 이렇게 까지 하면 재료 준비는 완성. 그다음으로 준비할게 몇 가지 있다. 베틀만 하면 심심할 수 있으니 블루투스에 음악을 연결하여 좋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방에 들어가서 불 끄고 스탠드 켜고 음악을 켜고 시작했다. (참고: 하루를 따뜻하게 만드는 시간, 위빙. 베틀 수업)



틀과 잉아를 겹쳐놓고 날실 20줄 연결한다. 마감을 위해 날실 사이에 종이를 끼우고 북에 실을 감으면 준비는 끝난다. 이제 본격적인 작업. 약 5cm 정도 실꼬리를 남기고 날실 사이로 씨실을 감은 북을 통과시키고 잉아를 돌려 날실을 다시 교차시킨다. 이때 씨실 각이 45도로 유지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바디로 실을 빗어서 정리해준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어느 정도 모양이 나온다. 말로 설명하면 어렵지만 유튜브에서 베틀을 검색하면 많은 정보가 나온다. 동영상을 보다 보면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반복 작업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어느 정도 티코스터 모양이 나오니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뿌듯했다. 초등학교 가정 시간 같다고 할까. 예전에 뜨개질했을 때 모양이 조금이라도 삐뚤어지면 다시 풀어서 새롭게 하곤 했다. 실 앞부분은 때가 타서 시꺼메졌고, 완성은 커녕 반도 만들지 못했었다. 이번만큼은 모양이 어떻게 나오든 완성해야겠다. 



날실과 씨실의 방향을 계속 기억하고 있어야 하기에 집중력이 필요하다. 반복 작업이라고 잠시 딴생각하면 날실과 씨실의 방향을 까먹는다. 다행히 방향을 잊었다고 해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방향을 찾아서 다시 작업하면 된다. 


중간 정도 완성되고 실을 바꿔서 끼웠다. 실을 바꿔 끼워도 똑같이 날실에 씨실을 끼우기만 하면 된다. 마감할 땐 되면 실꼬리 마지막 날실에 1바퀴 감은 후 묶는다. 날실을 1줄씩 건너뛰며 실꼬리로 씨실을 휘감는다. 실꼬리를 모두 감았으며 실꼬리가 풀리지 않게 2번 묶고 바디로 빗어 내리면서 실꼬리를 정리한다. 윗부분도 마지막 씨실 1줄을 바디로 빗어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5cm 정도의 실꼬리만 남기고 자른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실꼬리 마지막 날실에 1바퀴 감은 후 묶어준다. 날실을 1줄씩 건너뛰며 실꼬리로 씨실을 감고 바디로 빗어내린다. 이러고 남은 실은 자르면 끝난다. 완성하긴 했는데 어찌 모양이 이상하다. 


약 2시간 동안 위빙을 하면 기본 디자인인 티 코스터가 완성된다. 복잡한 생각 없이 오로지 위빙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한 가지에만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특히 뜨개질이나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취미가 잘 맞을 수 있다. (급 마무리) 기본 디자인으로 몇 번 작업하다 보면 약간의 모양도 섞어보고, 여러 실을 섞어서 좀 더 독특하고 다양한 디자인이 나올 것 같다. 손에 익숙해지면 다양하게 작업하고 싶은 욕심 생긴다. 


*매달 한 가지 취미를 추천해드립니다.
다음 달에는 어떤 취미를 추천할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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