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달콤했던 꿈, 몽골여행 2화

몽골여행 1화 다시 읽기

별 아래서 나눈 대화

몽골여행 2화


예약한 여행사와 함께 칭기스칸 동상을 봤는데 엄청 크다. 안에는 세계에서 제일 큰 신발과 다양한 칭기스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아래를 보면 주변이 다 초원이다. 어제 비가 와서 하늘은 온통 먹구름이 가득.

 


게르로 가기 전, 독수리 체험이 있다. 나는 무서워서 멀리서 지켜봤다. 지은이와 주영이는 독수리 체험을 했는데 사진에만 멀쩡해 보인다. 겁먹다가 사진 찍을 땐 무섭지 않은 표정을 지은 뒤 바로 독수리를 내리는 두 친구. 지은이와 주영이는 작은 독수리로 체험했다. 지은이는 작은 독수리를 팔에 올려놓고 무서워 내려놓고 도망갔는데 바로 옆에 더 큰 독수리가 있다고 했다. 그 놀람이 뭔지 알 것 같아. 진짜 너무 커. 독수리를 올린 두 친구의 표정을 보니 체험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잠시 쉬는 동안 언덕 아래에 있는 마을을 구경했다. 몽골은 지붕 색깔이 다양해서 예쁘다.



사원 보고 거북이 바위를 보러 갔다. 이렇게 간단하게 얘기하는 이유는 블로그에서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물론 멋있지만 '우와'가 끝이다. 웅장 한 건 맞지만 너무 좋아 입을 벌릴 만큼은 아니랄까. 사원을 올라가면 판을 돌릴 수 있다. 판이 돌아가다 멈춘 숫자를 찾으면 올해 운세를 알 수 있다. 숫자 운을 보고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면 사원이 나온다. 안에서 염주를 손으로 하나씩 만졌다. 만지면 좋다고 하길래. 사원에 앉아있으면 나무 냄새와 주변 사람 소리가 섞여서 뭔가 편안해진다.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하늘 보며 눕는 듯 나른해진달까.



사실 오늘 중 가장 좋았던 시간은 따로 있다. 저녁 식사 전 2시간 휴식과 별 보는 시간. 게르 문 앞에 의자를 놓고 따뜻한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들었다. 생각하지 않고 멍 때렸다. 음악에 집중하기도 했고 내 앞에 있는 산을 보기도 했다. 몽골보다 시골 할머니 집 같지만, 항상 도시에만 있었으니 시골도 나쁘지 않다. 5시쯤이 되니 한적하다. 그 시간과 어울리는 음악을 계속 들었다. 


생각해보면 여행 첫인상은 공항에 내려서 만나는 게 아니라 하루 지난 다음에 만나는 것 같다. 첫날은 어안 벙벙하니까. 괜히 내 발아래에 있는 풀을 보고, 내 옆에 있는 게르의 문고리를 봤다. 아까 본 동상보다 내 발아래 있는 초록색 잔디가 더 좋다. 여유로운 이 시간이 좋다. 지은이는 잠들었고 주영이와 나는 밖에 앉거나 산책하며 음악을 들었다. 



어쩌면 여행의 첫인상은 마지막에 있을지도


고비사막으로 간다. 차로 이동하면서 사진 찍었다. 특이한 간판이나 버스정류장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 호수에 비친 구름, 초원에 덩그러니 있는 게르 등. 그들에겐 일상이 우리에겐 여행의 느낌을 줬다. 오른쪽 사진에 있는 강아지 사연은 이렇다. 6마리 강아지가 큰 트럭으로 인해 한 마리와 5마리로 나눠졌다. 5마리는 오른쪽으로 계속 걸어갔지만 남은 한 마리는 트럭 때문에 5마리와 헤어졌다. 멀리서 지켜만 보다 반대쪽으로 걸어갔다. 자기가 오지 않다는 걸 모르는 5마리 강아지에게 서운했나. 안타까우면서 귀엽다. 차와 게르도 보이지 않는 길을 계속 걸아가는 사람도 보였다. 어디까지 걸어가는 걸까.



자다가 낙타 타야 된다는 가이드 언니 말에 깼다. 난 쪼리 신고 낙타를 탔다. 3마리 낙타가 너무 붙어 다닌다. 내 발이 지은이와 주영이 낙타를 계속 찼고 쪼리가 떨어지기 직전까지 왔다. 결국 신발을 벗었다. 발을 빼니 발을 넣지 못하겠다. 보기만 해도 내 발가락 너무 아파. 지은이가 먼저, 내가 중간, 주영이가 3번째 낙타다. 난 지은이 낙타가 뀌는 방귀 냄새를 맡았고, 주영이 낙타 눈을 보면서 낙타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다신 안 탈게.



순식간에 잠드는 우리의 능력. 조금 달리다 보니 고비사막에 도착했다. 30분 정도 걸었다. 해외여행 처음인 애(지은), 정상 같지만 또라이(주영), 한국사람 맞습니다(다혜), 각자의 특징에 맞게 글을 맞췄다. 지은이는 '해외여행 처음인 애' 말에 맞게 출국심사부터 웃음을 줬고, 이상한 건지 정상인 건지 헷갈리는 '정상 같지만 또라이'인 주영이는 우리에게 든든함을 줬다. 제주도에서 엄청 탄 나는, 몽골 사람으로 오해할까 '한국 사람 맞습니다' 티셔츠를 맞췄다.  



에코투어로 문 없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다행히 새로 지어 문이 생겼지만. 여행사가 위 사진을 보내주면서 말했다. "비록 화장실 문은 없지만, 넓은 사막을 보면서 큰일을 볼 수 있어요" 이거 장점 맞지? 새로 만든 화장실 변기에 똥이 묻어있다. 문이 있든 없든 여긴 이용 못하겠다. 몽골은 모든 곳이 화장실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우리 게르 주변에 초원 화장실을 만들었다. 



오늘도 여유로운 저녁. 사진 찍으러 나온 그때! 붉은색 달이 조금 보이다가 선명하고 예쁜 달로 완전하게 보였다. 마치 "몽골 여행에 실망하지 마" 라고 말해주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보고 싶던 별을 봤는데 별 감흥이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보게 된다. "와 진짜 많다"고 생각할 뿐. 기대를 많이 한 건지. 별을 봤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그냥 아무 생각 없었다. 그냥 별을 오래 봐야 할 것만 같다.


뭐든 상상과 현실은 다른 것 같다. 내 상상 속은 앉아서 별만 보면 마음속 편안함을 느끼는 한적함을 생각했다. 실제로도 한적했고 아무 소리 들리지 않은 초원 속에서 별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쉬웠다. 별을 보면 무언가의 답을 찾을 거란 생각 때문인가. 몽골에 온 이유를 별을 통해 알게 될 거란 생각 때문인가. 내가 드넓은 초원을 보고 별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 때문인가. 하지만 별은 별일뿐이다. 답을 주지 않는다. 나는 몽골을 떠나기 전에 했던 고민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내일 한국으로 돌아간다. 오늘 밤이 아쉬우면서도 잘 자고 싶다. 마지막이 있으니 아쉬움도 있다. 그래서 오늘 밤은 좀 설쳤다. 첫날 칭기스칸 호텔에서 설친 것처럼.


짧지만 달콤했던 꿈


우리 일정 왜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지? 저녁 11시 15분 비행기인데 캐시미어 매장에 갔다 밥 먹으니 벌써 공항에 갈 시간이다. 우린 공항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시며 몽골 여행을 이야기했다. 매일 같은 말을 하는데도 여전히 재미있다. 우리가 찍은 필름 속에 어떤 사진이 담겨있을지 기대하며.



비행기를 타니 비가 쏟아졌다. 역시 우린 날씨 운이 있나 보다. 비가 와서 그런지 비행기가 흔들렸고 기대했던 기내식 와인도 못 마셨다. 속이 울렁거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시고를 반복하다 테이블에 엎드려 잤다. 곧 도착할 거란 안내방송과 함께 일어났다. 자고 일어나서 다행이긴 한데, 후다닥 끝나버린 듯한 기분이랄까. 서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각자 집으로 헤어졌다. 이렇게 여행이 끝난 줄만 알았다. 


여행이 끝나도 몽골 후폭풍은 계속됐다. 몽골에서 먹은 음식을 며칠 째 폭풍처럼 내뱉으며. 물이 맞지 않았는지, 그동안 먹은 걸 똥으로 보내고 있다. 회사에서 회의 중 2번이나 화장실 직행,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직행, 잠에서 깨자마자 직행.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배 아픈 기분은 싫다. 그래도 우린 짧지만 달콤한 꿈을 꿨다. 별 아래서 수다 떨며 웃었고 그냥 멍하게 별을 보기도 했다. 그곳에서 먹은 라면은 꿀맛이었지.

첫인상은 여행 다음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마지막 날에 있을지도 모른다. 여행할 때 느끼지 못한 감정을 집에서 느낀다. 애틋함으로. 별 보며 웃었던 그 순간이 애틋하게, 그것도 갑자기 찾아온다. 몽골에서 즐긴 시간이 그리울 때마다 사진을 꺼내본다. 그 당시엔 즐거움과 아쉬움이 동시에 있었지만 지금 사진을 보면 웃음만 나온다. 답은 아니지만 꺼내볼 추억이 있다는 게 행복하다. 덕분에 또 해결되지 않는 고민을 갖고 현실 도피를 하기 위해 여행지를 찾는다. 잠시라도 고민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서.


에디터. 송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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